‘머무는 배움’ 실험 시작… 남양주, 숙박형 공유학교로 교육 격차 줄인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3-24 13:35:47

생활권 분산된 남양주, 교육 접근성 현실화

정약용펀그라운드 거점 ‘머무는 학습’ 도입

“단순 체험 넘어 교육 구조 바꾸는 실험”

▲숙박형 공유학교 프로그램 진행 모습.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제공)

[애플온뉴스= 남양주 이성애 기자] 남양주 지역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는 단순히 프로그램의 유무가 아니라 ‘이동 가능성’의 문제였다. 같은 시 안에서도 생활권이 넓게 퍼져 있는 구조 속에서, 일부 학생들은 방과후 프로그램 하나를 참여하기 위해 왕복 수 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 같은 지역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시작됐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이 남양주도시공사와 협력해 ‘숙박형 공유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기존 ‘이동형 교육’의 틀을 ‘체류형 교육’으로 바꾸는 실험에 나선 것이다.

◆ ‘머무는 배움’ 도입… 정약용펀그라운드 교육 거점화
남양주는 수도권이지만 교육 환경 측면에서는 생활권 분산에 따른 접근성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방과후·체험형 프로그램의 경우 이동 거리와 시간 부담이 참여 여부에 영향을 주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일부 학생들은 프로그램 참여를 포기하거나 제한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해 왔다. 교육 기회가 ‘존재함에도 닿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돼 온 셈이다.

이번 숙박형 공유학교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식으로 기획됐다. 단순히 이동 부담을 줄이는 수준을 넘어, 일정 기간 머물며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접근성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머무는 배움’ 도입… 11월까지 22개 프로그램 운영
프로그램은 남양주 정약용펀그라운드를 거점으로 3월 21일부터 11월 말까지 운영된다. 총 22개 프로그램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일정에 따라 토요일부터 시작하는 1박2일 과정과 금·토·일 2박3일 과정 등으로 구성됐다.

참여 학생들은 해당 시설에 머물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주요 내용은 ▲자기주도코칭 ▲북스테이 ▲스텔라리움 체험 ▲ENGLAB 영어캠프 ▲AI 해커톤 등으로, 단순 체험을 넘어 일정 기간 몰입형 학습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모든 프로그램은 숙박과 식사가 무료로 제공되며,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점도 특징이다.

안전 관리 강화… “야간 상주·출입 통제 시스템 구축”
숙박형 프로그램인 만큼 안전 관리도 핵심 요소로 꼽힌다. 교육지원청은 야간 상주 인력 배치와 취침 이후 출입 통제 등 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전 과정에서 학생 생활 관리와 안전 대응 시스템을 병행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숙박이 포함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안전 관리 기준을 최우선으로 설정하고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번 프로그램을 단순한 체험 확대가 아닌 ‘교육 접근성 개선’의 시도로 보고 있다.

이은정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장학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유학교가 운영되는 장소와 거리가 있는 학생들의 참여를 돕기 위해 숙박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며 “교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따르는 부분도 있지만 학생들을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그램은 정약용펀그라운드 유스호스텔에서 진행되며, 시설 환경도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 “교육의 방식 자체 바꾸는 실험”… 확산 가능성 주목
이번 시도는 단순한 프로그램 확대를 넘어 교육 방식 자체의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존 공유학교가 공간 중심의 프로그램이었다면, 이번 모델은 ‘체류형 학습’을 통해 시간과 경험의 확장을 동시에 시도한 구조다.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완화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은 단순히 제공하는 것보다 실제 접근 가능한 구조인지가 중요하다”며 “숙박형 모델은 생활권이 넓은 지역에서 적용 가능성이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번 숙박형 공유학교는 ‘왜 참여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정책이다. 이동이 막았던 교육 기회를 체류형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교육이 더 이상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머물며 경험하는 것’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 이번 실험이 지역 교육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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