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담뱃값 1만원 시대… 건강정책인가, 또 다른 세금인가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3-28 22:20:24
건강수명 늘리겠다지만… 정책 설계보다 ‘실행 구조’가 더 중요
가격 규제로 건강 잡을 수 있나… 정책 효과 논쟁 재점화
시민 체감은 ‘건강’보다 ‘부담’… 정책 신뢰가 관건
◆ “건강”이라는 이름, 그러나 질문은 남는다
정부가 ‘제6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통해 담뱃값 인상과 주류 부담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명분은 분명하다. 국민 건강을 지키고, 건강 격차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정책이 과연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는 구조인가라는 점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국민이 이를 ‘건강 정책’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부담’으로 인식할 것인가에 있다.
◆ 가격 올리면 건강해지나… 효과는 이미 논쟁 중
정부의 접근 방식은 단순하다.
담배와 술 가격을 올려 소비를 줄이겠다는 ‘가격 규제 정책’이다.
실제로 담뱃값 인상은 단기적으로 흡연율 감소 효과를 보인 사례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즉, 가격만으로 건강을 통제하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한 정책이다.
건강은 ‘습관’과 ‘환경’의 문제인데,
이를 ‘가격’으로 해결하려는 접근 자체가 단순화된 설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 실행 가능성… “검토”라는 말이 말해주는 것
이번 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표현은 “검토”다.
정부 스스로도 “당장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건 사실상 정책이 사회적 저항을 의식하고 있다는 신호다.
왜냐하면 이 정책은 실행 단계에서 반드시 부딪힌다.
물가 상승 상황에서 추가 부담 논란 자영업자 및 주류 산업 반발 청년층 ‘생활비 압박’ 문제 세금 정책으로의 변질 논쟁특히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는
“건강을 위한 정책”보다 “생활비 상승 정책”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 정책은 설계보다 정치적 설득이 더 어려운 정책이다.
◆ 정치적 정책인가… 타이밍이 말해준다
이 정책이 순수한 공공정책인지, 정치적 성격이 있는지는
“언제, 어떻게 나오느냐”로 판단할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몇 가지 특징이 보인다.
‘검토’ 수준 발표 → 여론 반응 탐색 건강 명분 강조 → 정책 정당성 확보 재원 확보 구조 포함 → 재정 목적 병행즉, 이 정책은
건강 정책이면서 동시에 재정 정책의 성격도 갖고 있다.
특히 부담금 확대는 결국
국민 입장에서는 “준조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시민들이 이 정책을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하지 않다.
◆ 시민 반응… “건강은 공감, 방식은 불신”
현장에서 예상되는 시민 반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① “건강 위해 필요하다”
→ 정책 취지에는 공감
② “왜 또 가격으로 해결하나”
→ 정책 방식에 대한 불신
③ “결국 서민 부담 아닌가”
→ 형평성 문제 제기
특히 청년층은
정책 대상이면서 동시에 직접적인 부담 주체가 된다.
이 지점에서 정책은 역설에 빠진다.
“청년 건강을 위해 만든 정책이
청년의 생활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 정책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신뢰’다
건강정책은 필요하다.
흡연과 음주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방법이다.
가격을 올리는 방식은 가장 쉬운 정책이지만
가장 신뢰를 잃기 쉬운 방식이기도 하다.
지금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은
“얼마를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조인가”다.
건강은 강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정책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는 정책은
결국 실행되지 못한다.
[ⓒ 애플온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