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안 가도 된다?”…남양주 1000병상 병원 ‘현실 검증’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3-30 12:31:16

3월 27일 MOU 체결…진접 신도시에 대형병원 계획

2028년 상급종합병원 목표…현실성은 ‘검증 필요’

“유치보다 운영”…지속가능성 확보가 관건

▲지난 3월 27일 남양주시가 1000병상 규모 종합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미래형 복합의료타운’ 조성을 공식화했다. (남양주시=제공)

[애플온뉴스=남양주 이성애 기자] 지난 3월 27일 남양주시가 1000병상 규모 종합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미래형 복합의료타운’ 조성을 공식화했다.

남양주시는 이날 시청 여유당에서 중앙대학교의료원, 현대병원과 협약을 맺고 진접 신도시 일원에 대형 종합병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그동안 중증 질환 치료를 위해 서울 대형병원으로 이동해야 했던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치료부터 재활·돌봄까지 지역 내에서 해결하는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이다.

시는 2028년 말까지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진료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계획대로라면 남양주는 수도권 동북부에서 처음으로 대형 의료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 “왜 지금 병원인가”…100만 도시의 의료 공백

남양주시는 인구 100만 도시 진입을 앞두고 있지만, 의료 인프라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중증 질환이나 고난도 수술의 경우 대부분 서울 ‘빅5 병원’으로 환자가 이동하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지연과 비용 부담은 시민 체감 불편으로 이어져 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병원 유치 계획은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도시 구조를 바꾸는 핵심 인프라 정책으로 해석된다.

주광덕시장 역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의료체계를 바꿀 중요한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 1000병상 병원의 현실…“계획과 실행은 다르다”

하지만 이번 협약은 어디까지나 착공 전 단계’인 MOU라는 점에서 실제 병원 건립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 우선 가장 큰 변수는 재정과 사업 구조다.
대형 종합병원은 건립비만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운영 단계에서도 상당한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다.

특히 공공성이 강한 상급종합병원은 수익보다 필수의료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민간 중심 구조에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의료진 확보 역시 핵심 과제다. 대형병원일수록 전문 의료진 확보 경쟁이 치열한데, 서울 주요 병원과의 인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남양주시는 2028년까지 상급종합병원 수준 진료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실제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또 다른 문제다.

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의 엄격한 평가를 통과해야 하며, 진료과목 구성, 중증환자 비율, 연구 기능 등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즉 단순히 병원을 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운영 역량까지 갖춰야 하는 ‘이중 과제가 존재한다. 의료계에서는 “병원 건립보다 상급종합병원 유지가 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 입지·수요·교통…성패 가르는 3대 변수

병원이 들어설 예정인 진접 신도시 역시 중요한 변수다. ▲접근성 확보 ▲광역 교통망 연계 ▲응급의료 대응 체계 이 세 가지 요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대형병원이라 하더라도 실제 이용률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1000병상 규모는 단순 지역 병원이 아닌 광역 단위 의료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남양주 단독 수요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인근 지역까지 포함한 의료권 설정과 환자 유입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 “유치 경쟁은 끝…이제는 운영 경쟁”

그동안 지자체 간 대형병원 유치는 하나의 ‘성과 경쟁’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의료 환경은 단순 유치보다 운영 지속 가능성이 더 중요한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병원 유치 이후 경영난과 의료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남양주시 사례 역시 ‘유치 성공’이라는 1단계를 넘어 실제 작동하는 의료체계로 만들 수 있느냐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남양주시의 이번 MOU는 분명 도시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동시에 수천억 원 규모의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속도보다 ▲재정 구조의 안정성 ▲의료진 확보 전략 ▲실제 수요 기반이 세 가지 요소에 달려 있다. 결국 이 사업은 단순한 병원 건립이 아니라 남양주가 자족형 도시로 갈 수 있는가를 가르는 시험대다. 그리고 그 답은 지금이 아니라, 실행 과정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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