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불교 맞아?”… 코엑스 점령한 인파, 종교에서 ‘산업’으로 진화했다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4-03 19:36:36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개장 직후부터 대기 줄
MZ세대·외지 방문객 유입… ‘경험형 콘텐츠’로 확장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전시장 모습. 애플온뉴스
[애플온뉴스=서울 이성애 기자] “이게 불교 행사라고요?”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전시장 입구는 개장 직후부터 관람객으로 붐볐다. 입장을 기다리는 줄은 길게 이어졌고, 내부 역시 빠르게 인파로 채워졌다.
현장은 흔히 떠올리는 ‘종교 행사’의 분위기와는 달랐다. 전시, 체험, 판매, 콘텐츠가 결합된 대형 문화 박람회에 가까웠다.
입구부터 느껴지는 분위기는 분명했다. 관람객들은 안내선에 따라 길게 줄을 서 있었고, 입장 대기 시간도 적지 않았다.
행사장 내부는 이미 다양한 연령층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20~30대 청년, 중장년층까지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비중이었다. 종교 행사에서 보기 드물던 풍경이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전시장 모습. 애플온뉴스
◆ “홍보 보고 왔다”… 외지 청년도 발걸음
강원도에서 왔다는 한 20대 청년은 “온라인 홍보를 보고 관심이 생겨 방문했다”며 “이 정도 규모일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훨씬 크고 다양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은 이번 박람회의 변화된 성격을 보여준다.
과거 불교 행사가 신도 중심의 내부 행사였다면, 이번에는 ‘외부 유입’이 뚜렷하다.
홍보와 콘텐츠를 통해 일반 시민을 끌어들이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 체험·굿즈·콘텐츠… ‘불교의 재해석’
전시장 곳곳에는 기존 불교 이미지와는 다른 콘텐츠가 배치돼 있었다. ▲명상 체험 프로그램▲불교 캐릭터 및 굿즈 ▲출판·교육 콘텐츠 ▲라이프스타일 상품 관람객들은 단순히 전시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하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특히 젊은 층은 굿즈와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종교 소비’가 아닌 ‘문화 소비’ 형태를 보였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교가 이렇게 대중적이었나”라는 반응도 나왔다.
그동안 불교는 조용하고 폐쇄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이 드러났다.
열린 공간, 적극적인 홍보, 체험 중심 구성은 불교가 스스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전시장 모습. 애플온뉴스
◆ 종교에서 ‘문화 산업’으로… 구조적 변화
이번 박람회의 핵심은 단순한 행사 규모가 아니다. 불교가 ‘산업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 종교계 전반에서는 신도 감소와 고령화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종교는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불교 역시 ▲명상 산업 ▲힐링 콘텐츠 ▲출판·교육 시장 ▲관광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종교 활동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산업’으로의 전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MZ세대의 유입은 의미 있는 변화다. 이들은 특정 종교에 소속되기보다는, ‘경험’과 ‘자기 치유’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강하다.
명상, 마음챙김, 힐링 프로그램은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다. 즉 불교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신앙’이 아닌 ‘심리적 안정’과 ‘라이프스타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열린 전시장 모습. 애플온뉴스
◆ 산업 가능성 커진 ‘불교 콘텐츠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앞으로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내외에서 명상과 웰빙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한국 불교 역시 관광·콘텐츠·교육과 결합할 경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K-문화 확산과 맞물릴 경우
‘K-명상’, ‘K-템플스테이’ 등 새로운 콘텐츠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과제도 있다. 종교의 산업화가 지나치게 진행될 경우 본래의 가치가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종교가 상품처럼 소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불교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대중화’와 ‘정체성 유지’ 사이의 균형이다.
코엑스를 가득 채운 인파는 단순한 행사 성공이 아니다. 그 안에는 종교가 어떻게 살아남고 변화하는지가 담겨 있다. 이제 사람들은 믿음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험하고 싶어서’ 불교를 찾는다. 불교는 지금, 절을 넘어 시장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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