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던 산불까지 잡는다”… 남양주, 송전탑 감시망 구축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4-08 20:17:35

송전탑 활용해 산림 사각지대 해소
AI가 연기·불꽃 실시간 감지… 초기 대응 시간 단축
“관건은 탐지 이후 대응 속도” 실효성 검증 필요

▶️송전탑 모습. (남양주시= 제공)

[애플온뉴스=남양주 이성애 기자] 산불은 ‘발생 이후 대응’보다 ‘초기 감지’에서 승패가 갈리는 재난이다. 하지만 산림 지형 특성상 사람의 눈과 기존 CCTV만으로는 감시의 한계가 뚜렷했다. 특히 능선 뒤편이나 접근이 어려운 지역은 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남양주시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높이’였다. 시는 7일 한국전력공사 경기북부본부와 협력해 송전탑을 활용한 산불 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산 정상과 능선을 따라 설치된 송전탑의 입지 특성을 활용해, 기존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한눈에 감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인공지능(AI) 기반 감지 기술이다. 고해상도 카메라가 산림 전반을 상시 촬영하고, AI가 연기나 불꽃과 같은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판별한다. 단순 영상 기록이 아니라 ‘이상 상황을 먼저 찾아내는 감시’로 전환되는 구조다. 감지된 정보는 즉시 상황실로 전달돼 초기 대응 시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야간 대응도 보완했다. 열화상 기능을 함께 적용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온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산불이 주로 건조한 봄철과 야간 시간대에 확산되는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이 방식이 주목되는 이유는 기존 감시 체계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산불 감시는 주로 인력 순찰이나 고정형 CCTV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산림은 지형이 복잡하고 시야 확보가 어려워 ‘보이지 않는 구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송전탑은 이미 고지대에 설치돼 있어 추가 인프라 구축 없이도 감시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실제 효과는 ‘얼마나 촘촘하게 설치되느냐’와 ‘경보 이후 대응 속도’에 달려 있다. AI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더라도 현장 출동과 진화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피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술 도입과 함께 대응 시스템의 유기적 연계가 필요한 이유다.

남양주시는 우선 산불 위험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카메라 설치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존 감시망이 닿지 않았던 지역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이번 사업은 ‘감시의 사각지대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 대한 실험이다. 산불이 대형화되는 최근 흐름 속에서, 기술 기반 감시체계가 실제 피해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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