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9번 점검했는데 적발 ‘0건’”… 구리시 불법촬영 대응, 효과 있나
이성애 기자
leesungae7660@gmail.com | 2026-04-09 13:35:53
시민감시단 출범… 불안 해소 vs 실효성 논쟁
“불법촬영 있다니 무섭다” 시민 체감 ‘불안’
▶구리시 불법촬영 시민감시단 발대식 모습. (구리시= 제공)
[애플온뉴스=구리 이성애 기자] “불법 촬영이 실제로 있다니 너무 무섭다.”
9일 구리역 인근에서 만난 시민 강다혜(59·가명·구리시 교문동) 씨는 공공화장실 이용에 대한 불안을 숨기지 못했다. 강 씨는 “이런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망측하다”며 “시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구리시가 불법 촬영 범죄 예방을 위해 시민감시단까지 출범시키며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민 체감 안전과 정책 실효성을 두고는 엇갈린 시선이 나오고 있다.
◆ 시민이 직접 나선 ‘불법촬영 감시’
구리시는 지난 8일 구리시여성행복센터에서 ‘불법 촬영 시민감시단’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시민감시단은 경기도여성단체협의회 구리시지회와 수택자율방범대 소속 약 4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구리역 광장 일대와 공공시설 화장실 등을 중심으로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최근 초소형 카메라 등 촬영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불법 촬영 범죄에 대한 시민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행정 중심 대응을 넘어 시민 참여형 예방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 909건 점검… 하지만 ‘적발 0건’
문제는 그동안의 점검 성과다. 구리시에 따르면 2023년 이후 공공화장실 점검 909건, 예방 캠페인 63건, 민·관·경 합동점검 7건 등이 진행됐다. 그러나 구리시 가족복지과 관계자는 “지금까지 불법 촬영 카메라가 실제로 적발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24년부터는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점검과 캠페인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그만큼 예방이 잘 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적발 사례가 없다는 점은 공공시설 안전 수준이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909번이나 점검했는데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시선도 있다. 특히 불법 촬영 범죄가 사적 공간이나 민간 시설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공화장실 중심 점검이 실제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 보여주기 정책인가, 예방 정책인가
결국 핵심은 ‘실효성’이다. 시민감시단 운영이 단순한 캠페인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범죄 예방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불법 촬영 범죄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은밀해지는 특성이 있어, 단순 점검을 넘어 장비 고도화와 상시 관리 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법 촬영 범죄 대응은 단순히 카메라를 찾는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일상 공간에서 느끼는 ‘불안’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리고 정책이 실제 체감 안전으로 이어지는 것. 구리시의 이번 시민감시단 운영이 그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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