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온뉴스=이성애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소비문화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목돈을 마련해 한 번에 구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장기 무이자 할부로 구매하며 부담을 분산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가전제품이나 가구, 침대 등 비교적 고가의 생활필수품 분야에서는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찾기보다 자신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지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최근 침대업계에서도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장기 무이자 할부 서비스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시몬스는 자사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인 ‘시몬스 페이’의 이용 기간을 기존 최대 36개월에서 최대 60개월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판매 전략을 넘어 변화하는 소비자의 생활 방식과 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사례로 해석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주거비와 교육비,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는 목돈 지출에 더욱 신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과 한국은행 자료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신혼부부나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주거환경 개선과 자녀 교육비 지출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생활 필수품 구매에도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최근 소비자들은 ‘싼 것’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침대나 가구처럼 사용 기간이 긴 제품은 초기 비용이 다소 높더라도 품질과 내구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부담 분산형 소비문화’로 분석한다. 과거 소비가 가격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월별 지출 관리와 현금 흐름을 고려한 계획적 소비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는 자동차 구독, OTT 서비스, 렌털 서비스 등 정기 분할 지불 방식에 익숙한 문화가 확산되면서 고가 제품 구매에서도 비슷한 소비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장기 무이자 할부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시몬스는 올해 1분기 자사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 이용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2%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화평론가들은 “최근 소비는 단순히 물건을 사는 행위를 넘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의 과정이 되고 있다”며 “경제적 부담은 줄이면서도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 가치에는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와도 연결된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기업이 소비자의 현실적 어려움을 얼마나 고려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다.
결국 고물가 시대의 소비문화는 ‘절약’과 ‘삶의 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조건 소비를 줄이기보다 필요한 곳에는 투자하되, 부담은 나누는 방식이 새로운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경제 상황이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소비자들은 더욱 신중해진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과 가족의 건강, 휴식, 주거환경 등 삶의 기본 가치를 위한 소비는 포기하지 않는다. 최근 확산되는 장기 무이자 할부 문화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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