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주의 한계·대상 누락 우려… 실효성 논란
구조개선보다 ‘단기 지원’ 집중… 지속가능성 과제

▲ 구리시가 취약계층 대상 LED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 (구리시- 제공)
[천지일보 구리=이성애 기자] 구리시가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원은 확대됐지만, 정작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정작 필요한 사람은 신청 못 한다”
구리시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에어컨 설치, LED 교체, 단열공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사업이 ‘신청주의’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고령층이나 정보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이 제도 자체를 알지 못해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은둔형 가구의 경우 행정복지센터 방문 자체가 어려워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다.
결국 ‘신청 가능한 사람만 혜택을 받는 구조’가 고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준 밖 저소득층… 또 다른 사각지대
지원 대상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한정된 점도 한계로 꼽힌다. 실제 현장에서는 소득 기준을 약간 초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경계선 빈곤층’이 적지 않다.
이들은 전기요금과 난방비 부담은 크지만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사각지대다. 특히 물가 상승과 에너지 비용 증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계층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책이 ‘가장 어려운 계층’에는 집중되지만, 그 바로 위 계층은 방치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어컨 설치보다 중요한 건 전기요금”
폭염 대응을 위한 에어컨 지원도 실효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기기를 설치해도 전기요금 부담 때문에 실제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에너지복지의 핵심은 단순 설비 지원이 아니라 ‘사용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있지만, 현재 정책은 설치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자체에서 전기요금 지원이나 에너지 바우처 확대를 병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책 설계가 다소 단편적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단기 지원 vs 구조 개선… 정책 방향성 혼재
구리시의 에너지복지 사업은 에어컨·LED 교체 등 단기 효과 중심 정책과 단열·창호 개선 같은 구조 개선 정책이 혼재돼 있다.
문제는 예산과 실행 속도 측면에서 단기 지원에 무게가 실리면서, 장기적인 에너지 효율 개선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복지 전문가들은 ‘시설 지원’이 아닌 ‘주거환경 개선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열·창호 개선은 초기 비용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정책의 핵심 과제로는 대상자 발굴 시스템 강화가 꼽힌다. 단순 공고와 신청 접수만으로는 숨은 취약계층을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전수조사 기반 발굴 ▲복지·전기요금 데이터 연계 ▲방문형 행정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구리시의 경우, 에너지복지는 단순 지원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정책’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백경현 구리시장이 에너지복지 확대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일부에서는 지원 대상 확대와 신청 절차 개선 등 현장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에너지복지는 단순한 복지사업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필수 정책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지원 확대’보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밀한 설계’라는 지적이다.
구리시의 이번 정책이 보여주기식 지원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향후 운영 과정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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