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온뉴스=이성애 발행인] 요즘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정책을 보면 하나의 공통된 흐름이 보인다.
‘기술’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앱.
이제 돌봄은 사람의 손만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기로 이뤄지는 시대에 들어섰다. 의정부시 역시 AI·IoT 기반 방문건강관리사업을 본격화했다.
혈압·혈당을 측정하고, 활동량을 기록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방향은 명확하다. 고령화 사회에서 의료 인력은 부족하고, 관리 대상은 늘어난다.
기술은 이 간극을 메울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 “편해졌다”는 말 뒤에 숨은 전제
이런 정책에는 하나의 전제가 깔려 있다.
“사용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을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앱을 설치할 수 있어야 하며
기기를 충전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고령층 상당수는 여전히 디지털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터치 한 번, 알림 하나도 낯선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이런 질문이 남는다.
기술이 모두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을 위한 것인가
◆ 복지의 본질은 ‘접근성’
복지는 ‘좋은 정책’이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한다.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이라도 사용하지 못하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실제 현장에서는 기기를 지급받고도 방치되는 사례, 사용법을 몰라 포기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건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설계의 문제다.
기술은 효율을 만든다. 하지만 신뢰는 사람에서 나온다.
어르신이 건강을 관리하는 이유는 기기가 좋아서가 아니라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비대면 시스템이 확대될수록 오히려 대면 돌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순간 복지는 관리가 되고, 관계는 사라진다.
AI 복지는 분명 필요한 방향이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구조다. ▲디지털 교육이 병행되는가 ▲사용하지 못하는 대상에 대한 대안이 있는가 ▲대면 서비스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 질문이 빠진 기술 도입은 효율은 만들지만, 격차도 함께 만든다.
◆ 남겨지는 사람은 항상 같은 사람이다
새로운 시스템이 등장할 때마다 항상 뒤에 남는 사람들은 비슷하다.
고령자, 취약계층 정보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 기술은 발전하는데 격차는 반복된다.
지금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술로 더 많은 사람을 돌볼 것인가,
아니면 기술로 더 많은 사람을 구분할 것인가. 복지는 진화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모두를 연결하는 기술인지, 누군가를 놓치는 기술인지.
그 답은 정책이 아니라 설계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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